돈이 되는 그림을 고르는 방법 중 하나가 ‘현미경형’ 그림을 찾는 것이다.
캔버스에 너무 많은 것을 담은 것보다 특정 대상을 집중 묘사한 작품이 시장의 선호도가 크다. 화가의 시선이 대상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는 것보다는 바로 앞에서 그린 그림이 더 경쟁력이 높다.

산과 들이 있는 풍경화라면, 들판에 농부와 감나무 등등 여러 소재를 가득 담는 것보다는 특정 부분을 강조하여 압축되고 확대된 느낌을 주는 것이 시장에서 더 인기가 높다. 바다라면 항구에 배 여러 척이 줄지어 정박해 있는 모습보다는 한 두 척의 배가 화면에 가득 차게 그려져 있던가, 아예 파도를 확대하여 강하게 표현한 것이 좋다.

넓은 바다보다는 포구, 포구보다는 파도, 그 파도도 바위에 부딪쳐 부서지는 하얀 포말을 화면에 클로즈업하듯 그린 그림이다. 이는 시각적으로 산만하지 않고 집중도가 강한 그림이 더욱 인상적이기 때문이다.

미술시장에서의 선호도를 보면, 풍경보다는 정물이, 정물 중에서도 인물그림이, 인물 중에서도 전신보다는 얼굴만 그린 것이 더 좋다. 김형근, 박항률, 김동유, 변웅필, 이동재, 이길우 등등. 얼굴 하나만으로 작품세계를 끝임 없이 파고드는 작가들은 매우 많다.

얼굴만큼 다양한 스토리를 담고 있는 것도 드물다. 표정 하나, 눈빛 하나만으로도 보는 이의 마음속에 수많은 감정이입이 가능하다. 느낌만이 아니라 그 속에는 인생살이의 다양한 스토리와 철학적 깊이까지 건져낼 수 있다.

재미있는 것은 인물화라도 남자 얼굴보다는 여자 얼굴이 더 인기가 높다. 그리고 못생긴 여자보다는 젊고 예쁜 여자가 더 잘 팔린다. 누드 역시 젊고 아름다운 몸매를 가져야 한다. 다만 너무 노골적인 자세는 관심도는 높으나 실거래로 연결되기는 쉽지 않다.

물론, 50호 100호 등 큰 작품 속에는 우주의 원리도 담을 수 있겠다. 그 큰 캔버스에 얼굴 하나 달랑 그린다면 오히려 그게 더 어색할 것이다. 그러나 초보 컬렉터들이 접하기 쉬운  크기인 10호, 20호 내외에선 간결한 소재를 정밀하게 집중도 높게 강조한 그림을 찾는 것이 투자의 기본 요령중 하나다.   

박상용 오픈아트 대표 [www.openart.kr]

김형근의 꽃을 꽂은 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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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항률의 새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