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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의 기본은 투자는 적게 하고 이윤은 많이 남기는 것이다. 그림이라면, 가능하게 싸게 구입해서 최대한 비싸게 팔 수 있는 것이 이상적이다.

그러나 미술시장에서 구입한 가격보다 더 비싸게 팔기란 쉽지 않다. 미술시장의 특성상 짧은 기간내에 작품가격이 오르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대부분 잊은 듯 몇 년 몇 십 년 묻어두고 있다가 뜻밖의 행운에 감격해하는 게 미술투자의 정석이다.

그러나 그 행운은 아무도 예측하기 힘든 미지수다. 미술투자의 첫걸음은 얼마를 남기는 것보다 일단 팔고 싶을 때 얼마나 손쉽게 환금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미술시장은 소비자가 작품을 ‘사는 시장’만 활성화되어 있지 ‘되파는 시장’은 상대적으로 걸음마 수준이다. 그렇기에 많은 미술시장 전문가들은 ‘그림은 마음으로 즐기라’고 한다. ‘살 때 팔 것을 너무 생각말라’고도 한다. 좋은 그림 한 두 점 집에 걸어두면 마음이 편해지고, 건강도 좋아지며, 품격도 높아지니 그것만으로도 투자가치가 있다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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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컬렉터들도 그런 미술계 분위기에 휩싸여 쉽사리 되팔 시장을 요구하지 못한다. 이미 구입한 많은 작품 중에 몇 점을 팔려고 보면 그때부터 난관은 시작된다.

집안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밝고 예쁜 그림을 싼 가격에 구입한 것은 그것만으로도 만족할 수 있다. 그러나 적어도 경제적 부담을 느끼며 갈등하다 큰 맘 먹고 무리해서 구입하는 작품이라면 처음부터 현명한 판단이 필요하다. 달리 얘기하면 ‘저 그림을 사두면 나중에 손해는 보지 않겠지’하며 계산기를 두드린 사람이라면 반드시 염두에 둬야하는 판단 기준이다.

그것은 바로 마음먹으면 언제라도 팔 수 있는 작품인지 아닌지 구분하는 일이다. 아무리 귀한 그림이라도 집에만 쌓아두는 것이라면 투자가 아니다. 필요할 때 되팔아 환금할 수 없다면 그것은 미술투자가 아니다.

컬렉터 중에는 단골 화랑을 통해 지속적으로 많은 그림을 구입하는 사람이 있다. 이들 중에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그림을 되팔아야 할 처지가 되어도 그 화랑을 찾아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 이유는 단순하다. 그림을 살 때 고상하게 VIP 대접을 받았는데, 이제와서 그 그림들을 되팔아달라고 하려니 체면이 서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는 그간 미술품을 되파는 시장이 없기도 했지만, 이처럼 미술품을 당당하게 되팔려고 나서는 사람도 드물었다. 수억원을 들여 그림을 사고도 자신의 권리를 주장할 수 없다는 것은 아이러니다.

이런 분들은 그림이 좋아서 엄청난 투자를 하고도, 뒤늦게 뒤돌아서 미술시장을 욕하게 된다. 컬렉터 개인이나 미술시장 전체로나 슬픈 일이다.

이제부터라도 미술시장에서 그림을 구입하기 위해서는 먼저 ‘쉽게 되팔 수 있는지’를 체크해야 한다. 구입한 화랑에서 되팔 때 구입가의 일정액을 보장해주는지, 아니면 다른 시장에서도 쉽게 거래가 되고 있는지를 반드시 따져봐야 뒤늦게 후회하지 않는다.

다행인 것은 최근들어 이런 ‘재판매 보장’을 실시하는 곳이 하나 둘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인터넷 미술품 거래 사이트인 ‘오픈아트’는 구입 후 1년이 지난 뒤에 재판매를 요청하면 수수료 없이 그림을 되팔아준다.

‘포털아트’의 경우에는 판매가의 100%를 보장해주기도 한다. 획기적인 일이다. 화랑들 중에도 판매가의 80%를 언제든지 환불해주는 곳도 있다. 돈 되는 그림을 찾기 전에 되팔아주는 그림을 찾아라.

박상용/아트마켓 애널리스트. 오픈아트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