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살면서 주객이 전도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하 재단)이 그렇다고 감히 주장한다.

재단은 언론사를 위해 만들어진 기구다. 따라서 언론사의 규모가 관리기준이 돼서는 안 된다. 광고대행 계약을 맺은 회원사라면 회원사로서 기본적 대우는 해야 함이 마땅하다. 그러나 그들에게는 그런 기본은 없다. 그저 정부와 지자체의 광고를 대행하고 10% 수수료만 챙기면 그만이다.

재단은 2010년 2월1일 3개기관(한국언론재단+신문발전위원회+신문유통원)이 통합해 출범했다. 초대이사장인 이성준 이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재단의 임직원 모두는 시대에 앞서가는 변화와 혁신을 추구하면서 원칙과 신뢰, 그리고 화합을 바탕으로 주어진 책무를 완성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했다.

그러나 재단은 스스로의 역할을 망각한 체 ‘갑’으로 살아가는 길을 선택했다. 
그들에게 작은 신문사는 안중에도 없다. 의견도 귀담아 듣지 않는다. 오직 자신들이 정해놓은 기준에 들어온 매체에만 기회를 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국 발행부수 1위 신문이나 촌구석 지역인터넷 신문이나 광고대행 수수료는 똑 같이 10%씩 떼서 챙겨간다.  

대형 언론사들의 경우는 다르겠지만 지방지 등 소규모 신문사들은 재단의 혜택을 받기가 쉽지 않다. 그들이 정해 놓은 자격기준에서 미달되기 때문이다.

그렇다. 작은 언론사도 노력해 자격을 갖추면 재단으로부터 대우를 받을 수 있으리라 본다. “그래. 노력하자” 다짐하며 쓸쓸하게 한 발 물러선다.

하지만 지금 작은 움직임 꿈틀거리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 전국적으로 재단의 운영에 불만을 품은 소규모 언론사가 핵융합 하듯이 부글거리고 있음을 경고한다.

최근 재단의 회원사인 지방 주간지가 사고를 쳤다. 신문을 발행하지 않고 광고비를 타갔다. 재단의 허술한 운영을 악용했던 것. 문제를 일으킨 당사자가 첫 번째 잘못이지만 재단의 운영과 대응은 그야말로 ‘빵점’이었다.

잘못된 부분을 지적받았다면 해결될 때까지 일을 진행해야 하는 것이 상식이다. 그러나 재단은 그렇지 않았다. 사건을 덮는 데만 급급했다. 이번 사건은 자칫 재단의 소극적 대응으로 묻힐 뻔 했다. 그들의 핑계는 “일이 너무 많다. 수사권이 없다” 등 다양했다. 그래서 일을 점점 더 키웠다고 단언한다.

재단의 종이신문 제출요구에 광고가 게재된 지난 해 신문을 올해 만들어 제출했는데도 진위를 확인하지 않고 일을 끝내려 했다. 아니 끝냈다고 하는 것이 맞는 표현이다. 또 제출된 인쇄확인서 조차 진위여부를 확인하지 않고 무마하려 했다. 덮으려고 했다고 해도 크게 틀리지 않는다.    
       
결과는 문제를 제기한 이의 끈질긴 지적에 모든 것이 밝혀졌다. 남은 것은 뒤처리다. 지금까지 재단의 행태로 봐서 믿고 맡길 수 없다고 하는 말이 무리한 표현은 아니다.

그래서 제안한다. 재단은 신문을 발행하지 않고 광고비를 타간 당사자는 물론, 가짜 신문제작에 참여한 자들을 낱낱이 밝히고, 특히 신문을 찍지 않고 인쇄확인증을 발부해준 인쇄소에 강력한 법적조치를 내려라.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갑’(?)으로 살아온 힘을 발휘해 확실하고 명확한 처리를 당부한다. 또한 전문지식 습득과 자체 징계와 반성도 빠트리지 않길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