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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균칼럼] 교권문제 관례대로 운영해 온 경기도교육청, 억울한 교사 상담할 곳 '유명무실'
임태희 교육감, 발 빠른 행보 나서...법 개정과 함께 원인파악 주력해야
 
이균 기자 기사입력  2023/08/21

경기도교육청이 바삐 돌아가고 있다. 특히 임태희 교육감의 행보가 눈에 띈다. 최근 교사의 교육 활동 침해에 따른 대책 마련 때문이다. 

 

지난 16일 임태희 교육감은 ‘교육 활동 보호를 위한 종합대책’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17일에는 여·야·정·시도교육감 4자 협의회를 갖고 교원지위법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자리는 임 교육감의 제안으로 열린 것으로 알려졌다.

 

학생이 교사를 폭행하는 일이 일어나는 현실. 또 극단적 선택을 통해 자신을 표현하는 교사가 나타나는 것이 한국 교육의 현주소다.

 

따라서 빠른 대책 마련은 당연하고 잘하는 일이다. 경기도교육청이 법령개정과 제도개선을 가장 먼저 내세운 이유다. 경기도교육청을 비롯한 관계기관의 발 빠른 대책을 기대해 본다.

 

하지만 이에 앞서 정확한 원인부터 파악해야 한다. 서울 서이초에서 2년 차 초임교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러나 그 원인은 아직도 불명확하다. 학부모 갑질도 개인사도 아니라고 한다. 어찌 이런 경우가 있는가?

 

의정부 한 초등학교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 2021년 두 명의 초임교사가 6개월 간격으로 세상을 떠났다. 당시 교감이 작성한 사망경위서에는 두 사람 모두 단순 추락사로 돼 있다. 

 

참 어이없다. 6하 원칙에 의한 특히 왜? 라는 원인이 없다. 그렇게 사건은 처리되고 2년의 세월이 흘렀다.

 

이번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이 터지면서 의정부 지역 교사들의 사건도 불거졌다. 임태희 교육감은 지난 8일 철저한 진상조사를 지시했다. 그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학교는 그 어느 곳보다 때 묻지 않아야 할 곳이 아닌가? 학교 내 교사 사망사건 등 학교가 이쯤이면 한국 교육 시스템은 무너졌다고 할 수 있다. 그 원인을 찾아 밝혀내야 한다. 그 토대 위에 대책을 세우는 것이 옳은 방향이다.

 

필자는 임태희 교육감의 ‘교육 활동 보호를 위한 종합대책 기자회견’때 물었다. “경기도교육청이 교사들의 민원을 듣는 창구를 어떻게 운영하고 있는지?” 임 교육감 답변에서 교사와 교육청의 거리가 멀다는 것을 느꼈다.

 

기자회견 후 교육청 관계자와 가진 백브리핑 시간에도 이를 확인했다. 몇몇 기자가 교사들의 민원접수 통계 및 고소·고발 처리 건수 등 자료를 요구했다. 그러나 교육청의 시원한 답변은 들을 수 없었다.

 

결국, 다시 확인취재를 했다. 그 결과 경기도교육 시스템 현실은 암담했다. 

 

어디서부터 잘못됐는지 짐작조차 쉽지 않았다. 대부분 관례대로 처리돼 온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세상이 변했지만 교육행정은 제자리걸음 수준이다.

 

간단히 정리하면 이렇다. 한국 교육은 교사가 학급을 책임지는 시스템으로 운영돼왔다. 교사권위가 그만큼 인정받았다고 할 수 있다. 

 

교사 선에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가 발생해도 교감·교장 선에서 마무리되는 것이 관례였다. 

 

하지만 그 후 학생인권조례 제정 등 학생 위주 교육이 펼쳐지면서 교권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 역시 지역교육청 선에서 마무리돼왔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교사들 민원을 관리하는 창구는 자리 잡을 수가 없었다. 교사와 학부모 간 문제 발생 시 억울하더라도 하소연할 곳이 없다고 할 수 있다. 

 

교장·교감이 교사 편은 아니더라도 제대로 중재조차 할 수 없는 학교 분위기는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불미스러운 일 없이 정년퇴임 하길 바라는 교장. 승진 때문에 잡음 없길 바라는 교감은 교사에게 힘이 되기는 커녕 중재조차 기피 했던 사례는 허다하다. 

 

최근, 승진을 포기하는 교사가 늘어나는 추세다. 그 이유 중 하나가 교장·교감의 모습을 보면서...결정했다고 하니 괜히 나온 말은 아닌 듯하다. 

 

경기도교육청이 전국 어느 지역보다 발 빠르게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은 사실이다. 

 

교육청 홈페이지에는 교사가 민원을 쓸 수 있는 게시판도 마련돼 있다. 교원치유지원센터 6개가 운영되고 있다. 지난 3월부터는 교직원·교사·학부모·학생이 참여하는 화해중재단도 운영되고 있다.

 

교육청은 이밖에 다양한 창구가 마련돼 있다고 한다. 하지만 억울한 교사는 자신의 처지를 털어놓을 곳을 찾지 못했다. 왜 그랬을까? 그 이유도 찾아 개선해야 한다.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는 대한민국이다. 한때 지나친 교권이 사회 병폐이기도 했다. 

 

그래서 학생 인권을 보호하기 시작했다. 문제는 학생 인권이 올라간다고 교권이 추락해서야 되겠는가? 

 

교권을 깎아내려 학생 인권을 올려주고, 학생 인권을 끌어내려 교권을 확립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따라서 학생 인권을 위한 정책을 펼친 정부도, 또 교권을 위해 제도마련에 나선 정부도 응원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모두가 보호받는 균형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를 위한 법 개정은 빠를수록 좋다. 국회의 지체 없는 협조를 요구한다.

 

이에 앞서 전 국민에게 당부하고 싶다. 기본으로 돌아가자고. 대한민국은 교육의 힘으로 이만큼 성장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 국민은 교육의 힘을 충분히 체험했다. 기본도리가 무엇인지 누구나 안다고 믿는다. 

 

교사·학생은 물론 학부모와 사회 구성원 모두가 제자리에서 제 몫을 해내야 한다. 더 늦기 전에 중심을 잡고 균형을 맞춰야 할 때다. 

 

지난 주말 19일에는 국회 앞에서 전국 교사집회가 열렸다. 그동안 보신각 광화문 등 자리를 옮겨가며 벌써 5번 째다. 불볕 더위와 폭우도 아랑곳 하지 않고 전국에서 모인 수만 명의 젊은이들이다.

 

그들이 무엇을 말하고 있는 지, 무엇을 말하려는 지 귀 기울여야 한다. 교육이 흔들리면 나라가 흔들린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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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3/08/21  최종편집: ⓒ 데일리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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