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 화성갑 김용 위원장과 서부권 주민들이 기자회견을 통해 수원 군 공항 이전 전면 백지화를 주장하고 있다.     © 이종성 기자

수원공군10전투비행장(이하 군공항) 이전이 다시 들썩이고 있다. 국감에도 등장했다. 국방부는 군공항 이전 후보지로 화성, 평택, 여주, 안산, 이천, 양평에 공문을 보냈다. 특별법에 의해 진행되고 있는 군공항 이전이다. 후보지들은 대부분 이런저런 형태로 반발했다. 그 가운데 화성시의 반발이 가장 크다. 게다가 화성시민의 의견이 나눠져 있다는 점도 문제다. 기존 공항 주변의 시민들은 이전에 찬성하고 있다. 재산권행사를 할 수 있음에 기대가 크기 때문이다. 공항 이전 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군공항 이전에 따른 찬반 입장을 들어봤다.

군공항 이전, 화성시 ‘화들짝’

화성시는 군공항 이전 후보지로 정해짐에 대해 곧바로 ‘절대불가’라는 입장을 발표했다.

시는 지난 9월 13일 공항 예비이전후보지 선정 관련 회의결과를 통보 받았다.

국방부는 도내 6개 지역 9곳을 대상으로 타당성 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화성호 간척지'를 최적의 후보지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성시가 화들짝하는 이유다. 

채인석 화성시장은 즉각 성명을 통해 "군공항, 화성시 이전을 결사반대 한다"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채 시장은 성명에서 "화성시민은 군 공항과 오산비행장때문에 오늘도 고통 속에 살고 있다"며 "가장 큰 피해를 받고 있는 동부권 시민들의 고통을 공감하고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전재했다.

이어 "한쪽의 아픔을 치유하기 위해 군공항의 중첩 피해를 받아왔던 우리 시 서부권으로 군 공항을 이전한다는 것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초강수를 뒀다.

더불어민주당 화성갑위원회 김용 위원장과 화성 서부지역 주민들도 절대불가 입장을 고수하며 기자회견을 하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이들은 해당 피해지역의 민의를 무시한 채 국방부가 일방적으로 예비 이전후보지에 화성시를 선정한 것에 대한 분노를 표출했다.

김 위원장과 주민들은 군공항 이전 원점에서 재검토와 특별법상 추진되는 사업의 전면 백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군공항의 현재 피해 지역이자 예상 피해지역이 똑같은 화성시의 특성상 주민들의 의견이 동서로 나눠질 것을 우려하며 선정위원들은 지역갈등의 불씨가 된다는 것을 심사숙고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화성시의회 역시 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군 공항 이전에 반대하고 나섰다.

화성시의회 군공항 이전 후보지인 화성호 간척지는 인근 인천공항 및 오산비행장의 비행공역·항공로와 중첩되고 철새도래지로 조류충돌 위험이 매우 높은 지역이라며 지역 특성상 해안에 접해 있어 항공기 부식은 물론 잦은 안개로 인한 군 항공기 상시 운용에 많은 문제가 있음에도, 국방부장관은 '군공항 이전 특별법'을 앞세워 군공항을 화성시로 이전하기 위해 그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또 군공항을 화성시로 이전한다면 동부지역의 시민들이 겪고 있는 피해가 남서부 지역 시민들에게 고스란히 전가되는 상황으로 화성시 지역 간 갈등과 분열, 시민들의 이해관계의 상충은 누가 책임지고 누가 봉합 할 지를 되묻고 싶다며 주민 갈등을 우려했다.

▲ 수원 군 공항 이전 화성추진위가 개최한 토론회에서 동부권 주민들은 화성시가 군 공항 이전에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고 있다고 시의 행정을 질타하고 있다.

화성시 동서로 찬반 갈라져

화성시는 군공항 이전을 반대하고 있다. 화성서부지역 주민들 역시 그렇다. 반면 동부권 주민들은 대체로 찬성하는 분위기다.

군공항 이전 화성추진위원회는 지난 9월 28일 오후 공항 이전 주민 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화성동부권 주민 200여명은 공항 이전에 대해 지역 주민의 의견을 묵살한 시의 행정에 쓴 소리를 쏟아냈다.

이날 토론회에 참여한 패널들은 국방력 증강, 주민 복지 및 안보, 문화적 측면에서 군공항 이전의 당위성을 피력했다.

패널로 참석한 정도진 전 삼일고 동문회장은 "군공항은 도시 팽창으로 국가 안보 기능에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고 국가 안보강화를 위해서 반드시 이전되어야 한다"며 "어디로 이전될 것인가는 차후 문제다. 주민투표로 최종후보지 결정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이병철 전 수원지구 원예협동조합은 "평화롭고 살기 좋은 우리 황계리 지역이 군 공항이 자리 잡으면서 문전옥답은 헐값에 넘어갔고 대부분은 살기 좋았던 터전을 잃었다"며 "지금이라도 이전되어 예전의 살기 좋고 아름답던 마을로 복구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론 후에 주민의견을 묻는 자리에서 한 지역 주민은 이전지역에 대한 구체적인 혜택이 무엇인지 국방부와 수원시가 설명회를 개최해서 지역주민에게 알려주기를 요구했다.

주민들은 반대를 위한 반대에 앞장서고 반대세력의 배후를 조정하는 화성시와 시에 대한 행정의 부당성을 규탄했다.

주민들은 화성시와 화성시의회가 지역주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갈등 해소를 위해 일해 줄 것을 요구했다.

이재훈 군 공항 이전 화성추진위 사무처장은 "앞으로 군 공항 이전 촉구를 위한 10만명 서명운동을 전개해 화성시와 국방부 및 지역 국회의원에게 전달하겠다"며 "국방부에서 예비이전 후보지를 발표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화성시가 무조건 결사반대를 주장하는 것은 옳지 않은 처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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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스

남경필, 수원군공항 갈등중재 이전추진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밝혀

수원군공항의 원활한 이전을 위해 경기도가 나설 것으로 보인다. 

남경필 경기지사는 지난 5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의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경기도가 지자체 간 갈등 중재에 적극 나서 수원군공항 이전을 예정대로 추진될 수 있도록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남 지사는 “지난 번 시ㆍ도지사들이 대통령과 오찬을 하는 자리에서도 수원군공항 이전이 행여라도 늦춰지면 안 된다고 대통령에게 말했고, 대통령도 예정대로 추진하겠다고 이야기했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지자체간 갈등에 대해 염려했다. 

남 지사는 "수원군공항 이전 후보지를 중심으로 지자체 간 갈등 조짐이 있다"며 "국방부가 갈등이 빚어지자 부담을 상당히 느끼고 있는데, 경기도는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해당 지자체와 충분한 의사소통을 하고, 또 갈등이 무서워 피하지는 않을 것이다. 리더십을 갖고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현재 군공항이 자리한 수원시와 수원지역 국회의원들은 공항의 신속한 이전 약속을 촉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