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날 북토크쇼에는 독수리5형제 중 안원구 전 대구지방국세청장(왼쪽 첫 번째)과 노승일 부장(가운데)이 참석했다. 김병년(왼쪽에서 두 번째)씨는 박정희 통치자금 프레이저보고서를 번역했다. 조용래(오른쪽 끝)씨는 최태민의 의붓아들 조순제 씨의 아들로 안 의원과 함께 최순실 국정농단 퍼즐을 함께 맞추고 있다.    © 이균 기자

국회통과 못하는 특별법, 국민힘이 진실 밝힐 수 있어 
스위스특별법 마련돼 있어, 대한민국 국민이 나설 때
진보 보수 얘기 아닌 정의로운 대한민국 만들기 과정
최순실 뿐만 아니라 재벌, 권력자 재산 모두 확인해야    
 
최순실 국정농단의 흩어진 퍼즐을 하나씩 맞춰가고 있는 사람. 아직도 주머니 속에는 많은 퍼즐조각을 넣어두고 때를 기다리고 있는 정치인. 안민석 국회의원은 그래서 지난 1년간 가장 핫한 정치인이었다. 그 열기는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그가 42번째 북토크쇼를 수원에서 가졌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궁금해 하는 ‘최순실 국정농단 천일의 추적기’ 대한민국 역사를 바꾼 지상 최대의 추적 실화. 그 얘기를 어떻게 풀어낼까? 그 현장 속으로 들어가 봤다.

축제분위기 남녀노소 참여

2017년 11월 16일 목요일. 갑자기 추워진 날씨로 만추라기보다 겨울에 가까운 느낌이 들었다. 특히 넓디넓은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이기에 체감온도는 더욱 낮은 날이었다.

하지만 바깥과는 다르게 안은 뜨거웠다. 행사장인 경기홀 앞에는 이미 사람들과 북적였다.
안민석 의원은 참가자의 책에 사인하고 함께 사진찍고... 벌써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본행사가 시작되는 오후 7시까지는 25분쯤 남은 시점이었다. 

북토크쇼를 찾은 인물들은 다양했다. 남녀노소 혹은 혼자. 또는 무리를 지어 입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기념촬영을 하며 함박웃음을 짓는 자연스러움은 마치 아이돌 공연장에 온듯했다.  

▲     © 이균 기자

500석의 행사장 안은 절반 가까이 차 있었다. 7시10분 해금연주에 이어 남성합창이 진행됐다. 관계자는 이 같은 공연은 항상 하는 것이 아니라고 했다. 지역마다 분위기와 인연에 따라 기획되는 듯 했다.

수원에 지역구를 둔 김진표 김영진 국회의원이 참석했고, 이기우 전 경기도사회통합부지사가 눈에 띄었다. 수원지역 민주당 관계자들도 보였다. 안 의원의 지역구인 오산시에서도 정치인을 비롯해 응원부대가 왔다. 

‘광화문아이돌 내리4선 안민석’ ‘여의도탐정 안민석 숨기는 자 찾아라!’를 비롯해 ‘적폐의 금고를 겨눠라’ ‘작전명 훔친 돈 찾아라’ 등 북토크쇼와 관련된 피켓도 보였다.

김진표 의원은 인사말을 통해 안민석 의원은 “신념의 정치인”이라며 그의 추진력을 추켜세웠다. 본격적인 자리가 마련되면서 행사장은 350명이 넘는 인원으로 자리를 메웠다.

지난 시간 국정농단 되돌아보며...

드디어 본 행사가 시작됐다. 무대 중앙에는 스크린이 내려오고 또릿한 아이들 노랫소리가 들렸다.
“거짓은 참을 이길 수 없다. 우리는 포기하지 않는다.” 안 의원의 모습이 화면에 등장했다. 2014년 4월8일 대정부질문 때다. 이때 정유라라는 이름이 처음으로 거론됐다.

이어 PD수첩에서 제기한 의혹들. 청문회 활동사항. 그리고 독일추적 사진. 촛불집회에 이어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결정문이 낭독되면서 안민석 의원이 무대 위로 올라왔다.

박수가 터졌고 피켓이 흔들거렸다. 이때 억센 경상도 사투리가 터졌다.
“대구서 안민석 볼라고 올라 왔는데 피켓 때문에 안 보인다”고 소리를 질렀다. 시작부터 웃음으로 출발했다. 

안 의원은 그 상황을 받아 “가끔 태극기부대가 확성기까지 가지고 와 북토크쇼를 방해 한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먼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인연으로 이야기를 풀어갔다.

바로 현재 안 의원이 쓰고 있는 의원회관사무실 얘기다. 620호. 이 방은 박 전 대통령이 의원시절 사용했던 방이라는 것. 박 전 대통령이 대통령에 당선되자 명당이라고 많은 의원들이 부러워했다고 한다.

독수리5형제가 함께 토크 이끌어

안 의원은 이어 북토크쇼답게 <끝나지 않는 전쟁-최순실 국정농단 천 일의 추적기>에 대해 설명했다.
1~3부는 최순실을 처음 알게 해준 한통의 전화를 비롯해 최순실을 추적하는 얘기가 정리돼 있고, 4부는 독수리 5형제의 ‘독일재산 추적기-끝나지 않는 쩐의 전쟁’이라고 밝혔다. 여기서 독수리 5형제는 안민석, 안원구, 주진우, 노승일, 가바리스를 말한다.

이날 북토크쇼에 참석한 안원구 전 대구지방국세청장은 국세청 조사국장, 국제조세관리관, 지방청장을 지냈고, 김대중 노무현 두 정권을 거치면서 청와대 민정실과 정책실까지 두루 경험했으나, 이명박 정권에서 도곡동 땅 실소유주는 이명박이란 문건을 본 사실로 대통령의 역린을 건드려 옥고를 치렀던 인물이라고 안 의원이 소개했다.     

▲  안민석 의원을 격려하는 티켓을 들고 응원하고 있는 후원자들.    © 이균 기자

안 의원에게 안 전 청장은 운명 같은 사람이다. 그의 이력과 경험은 최순실 일가의 재산을 찾고 돈 세탁흐름을 추적하는 데 최적화된 인물이기 때문이다.

이날 북코크쇼에서도 최순실 페이퍼컴퍼니에 대해 설명하며 참석한 방청객들에게 많은 정보를 들려줬다.
MB전문 주진우 기자 역시 안 의원에게 큰 힘이 될 뿐 아니라 죽이 잘 맞는 동지이며, 노승일 부장은 이제 서로 의지하는 선후배로 지낸다고 설명했다.

노 부장은 무대에 올라 “운동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어린이들을 위한 재단을 만들고 요즘 열심히 뛰고 있다”며 근황을 밝혔다. 노 부장은 “모두가 안 의원의 도움으로 시작된 일”이라며 “오늘은 강연이 들어와 다녀오는 길”이라고 했다.    ㅣ

처음 듣는 이름도 있었다. 가바리스라는 인물이다. 그는 독일에서 30년 넘게 개인 사업을 한 사람이다. 따라서 독일만의 독특한 기업제도는 물론 교민들의 출신과 성향까지 꿰고 있다. 안 의원은 “최순실의 페이퍼컴퍼니는 그의 도움 없이는 찾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들이 깨어 있어야 합니다”

안 의원이 방청객을 향해 물었다. “국정농단 진실, 어느 정도 밝혀졌다고 생각하십니까? 그의 질문에 의견이 분분했다.

그래도 50%는 밝혀진 것이 아닌가? 하는 견해가 많았다. 안 의원은 25%도 밝혀지지 않았다고 했다. 세월호 진실 역시 다 밝혀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안 의원은 앞으로 밝혀야 할 것이 너무나 많다고 역설했다.
한 예로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 사건을 다루던 판사가 최순실 후견인이라는 사실을 폭로한 다음 날 판사가 바뀐 사실을 얘기했다. 또 그 판사가 지금 우병우 전 민정수석 사건을 맡고 있다며 진실을 밝혀내기 위해서는 국민이 눈을 똑바로 뜨고 공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크린에 ‘까뮈’의 글이 떴다. “어제의 범죄를 벌하지 않는 것. 그것은 내일의 범죄에 용기를 주는 것과 똑 같은 어리석은 짓이다.”
이 글을 참석자들과 함께 읽으며 진실규명의 결의를 다지기도 했다.

▲ 북토크쇼에 참석한 후원자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는 안민석 의원.    © 이균 기자

무기거래 의혹도 배제할 수 없어

안 의원은 국정농단 사건은 모두 ‘돈’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고 정의했다.
“돈을 사랑한 대한민국 진짜 대통령 최순실이 돈을 위해 권력자를 움직였다.”
안 의원은 이 대목에서 충격적인 의혹을 제기했다. 최순실이 가장 큰 돈이 되는 무기거래에 손을 댔을 것이란 것. 

안 의원은 최순실을 독특한 인물이라고 평했다. 그리고 최순실 일가를 ‘가족사기단’이라고 지칭했다. 또 그 가족사기단은 특징이 있다고 말했다.

먼저 이름을 자주 바꾼다. 최순실의 아버지 최태민은 7번째 이름이며 최순실 본인은 물론 장시호 정유라 역시 이름을 바꾼 장본인들이다. 주변 인물인 고영태 김영재 박채윤 역시 바꾼 이름들이다.

또 얼굴을 바꾼다는 점이다. 정유라 장시호를 추적하기 위해 친구들에게 사진을 보여줬을 때 모른다는 사람이 너무 많았다고 했다.

신용카드를 사용하지 않는 점도 일반인과 다르다. 하물며 유럽에서조차 카드를 사용하지 않았다. 집을 계약할 때도 현금다발을 들고 와서 했다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차명으로 재산을 관리하는 것은 기본이라는 것. 따라서 최순실 일가의 알려진 재산 3000억 원은 빙산의 일각이란 것이 안 의원의 해석이다.

가장 탄성을 나게 한 것은 아바타 등장이다. 최순실은 비선실세였다. 어떤 일을 하던 지 얼굴을 드러내지 않는다. 다만 딸 정유라 일에만 직접 나섰다 한다.

문화계를 농단할 때는 차은택을, 체육계는 김종. 승마계는 박원호가 등장한 것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최순실의 아바타였던 것이다.

따라서 무기거래에 손을 댔다면 분명 아바타가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 의원은 “최근 돌아가는 구도로 볼 때 그 진실이 곧 밝혀질 것”이라 내다봤다. 지금 구속된 유력 인물이 거론되자 관중석은 탄성이 흘러나왔다. 어쩌면 정부에 대한 신뢰감이 무너지는 소리일 지도 모르겠다. 

특검, 최순실 재산 정말 못 찾았나

대한민국 특검은 최순실 재산을 찾지 못했다. 아니 밝혀내지 않았다는 것이 안 의원의 주장이다.
하지만 특검의 움직임에 대해 안 의원은 문제를 제기한다. 40명의 검사가 있었고 100명의 수사관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독일과 연계된 수사는 단 1건도 없었다는 점이다.

안 의원은 특검에 얘기했다. “독일검찰에 연락하면 최순실 은닉재산이 나온다”고. 하지만 실행되지 않았다.

안 의원이 이처럼 강력하게 주장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안 의원은 2017년 1월4일 독수리 5형제중 주진우 기자, 안원구 전 청장와 함께 프랑크푸르트로 날아갔다. 2016년 12월10일에 이어 두 번째 방문이었다. 현지에서 가바리스가 합류해 호텔, 음식점, 페이퍼컴퍼니와 위장기업까지 의심되는 곳은 모두 확인했다.

▲  안민석 의원은 북토크쇼 행사장소가 어디든 마다하지 않는다.(사진은 농구장에서 가진 인천행사 모습)   © 이균 기자

더욱 큰 성과는 정유라와 최순실의 자금세탁을 담당하는 헤센 주 검찰을 방문한 것. 부청장과 담당검사를 만나 면담했고 한국검찰의 요청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답도 받아냈기 때문이다.  

하지만 특검은 움직이지 않았다.
이에 대해 안 의원은 특검 안에도 우병우의 힘이 미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야기 전개되면서 행사장의 시게는 9시를 넘어가고 있었다. 그러나 방청석의 움직임은 없었다. 시작할 때 그 모습을 유지하고 있었다.

북토크쇼 막바지인 9시30분을 넘으면서 참가자들은 안타까움을 표시할 수밖에 없었다. 최순실 은닉재산을 몰수할 수 없다는 점을 알았기 때문이다.

안 의원은 자신을 광복이후 가장 고된 일정을 보내고 있는 4선의원이라고 했다. 바로 ‘특별법’을 만들어야만 재산몰수가 가능하기에 멈출 수가 없다는 것이다.

국민재산되찾기운동본부도 그래서 만들어졌다. 권력자들의 재산을 국민의 힘으로 찾자는 취지로 만들었다. 이번에 하지 못하면 두 번 다시 이런 기회가 오지 않을 것임을 강조했다.
“국민과 함께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목청껏 외치며 2시간 30분에 달하는 수원북토크쇼는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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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민석 의원, 북토크쇼를 통해 이 말을 하고 싶었다

“대한민국에 법이 없어 최순실의 재산을 몰수할 수 없습니다”
“국민이 공부해야 합니다. 함께 특별법을 만들어야 합니다”

▲  안민석 의원이 쓴 최순실 국정농단 천일의 추적기 <끝나지 않은 전쟁>   © 이균 기자

안 민석 의원이 전국을 돌려 북토크쇼를 강행하는 이유다. 공소시효가 지난 사건을 수사할 특별법을 만들기 위해서는 국민의 힘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안 의원은 2017년 7월27일 ‘최순실 재산몰수 특별법을 대표발의’했다. 10명이면 발의가 가능하지만 국회의원 299명 모두를 대상으로 발의동참을 시도했다. 그 결과 105명만의 동참해 통과할 수 없었다.

결국 국민의 힘으로 특별법을 만들어야 하는 숙제가 남았다.

“권력자들의 재산은 스위스은행을 들여다보면 윤곽을 찾을 수 있습니다.”
마침 스위스는 자국의 이미지 제고를 위해 2015년 특별법을 마련했다. ‘해외은닉불법계좌조사할 수 있는 법’이다.

문제는 대한민국에 있다. 공소시효가 지난 사건은 수사할 수 없다는 점이다. 스위스 은행을 들여다 볼 수가 없는 입장이다. 

안 의원은 최순실의 페이퍼컴퍼니가 530개나 된다고 했다. 그동안 조사해본 결과 그 뒤로 부동산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숨겨져 있다고 보고 있다.

모두가 국민의 재산이란 것이 안 의원의 주장이다. 그 배경으로 1976년 미국의회보고서 프레이저 보고서에 근거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른바 박정희 통치자금이 8조5000억 원 달한다는 것. 40년 전 이야기다.

현재 약 400조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최순실 일가가 자금도 거기서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국민의 것이기에 반드시 찾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닙니다.”
안 민석 의원은 이렇게 지난 5월부터 오는 12월16일 50회가 되는 오산북토크쇼까지 강행 스케줄이 잡혀있다.

한편, 안민석 저 <끝나지 않는 전쟁>은 발매된 지 6개월 만에 9쇄를 찍으며 현재 2만부 이상이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