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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학교 폭력 사태에 대한 국민의 반응을 보며- 한국 사회가 발전하는 사회로 거듭나기 위해 나아가야 할 길
문제 일으킨 자를 쳐다보는 것에서 한발 뒤로 물러나 문제 전체를 바라봐야
 
이균 기자 기사입력  2021/02/24

타국생활을 하며 바라 보는 대한민국. 간절함과 애틋함으로 가득하다. 하지만 냉정함이 함께 한다. 그 가운데 더 큰 관심과 응원심이 꿈틀거린다. 그런 마음으로 쓴 글이 있다. 중학교를 마치고 홀로 캐나다로 유학을 떠나, 지금은 박사학위 과정을 밟고 있는 한겨레(33세)씨가 바라보는 대한민국. 우리는 이 글을 통해 우리 자신을 돌아보고 발전적 기회를 갖길 바란다. - 편집자주-

    

▲ 어떻게 강자가 약자를 괴롭히는 사회를 만들게 되었는지 돌아보고 개선할 방법을 먼저 찾는 의견이 절실하다는 한겨레 씨. 그의 글이 대한민국에 사는 우리를 돌아보게 만든다. 


요 몇 주 한국에서 스포츠 선수들의 과거 학교 폭력 전력이 폭로되어 한국 사회를  떠들썩 하게 만들고 있다. 

 

잘 나가던 프로 여자 배구의  쌍둥이 이다영, 이재영 선수들의 폭로를 선두로 야구계, 농구계 등 다른 종목과 연예계에서 까지 여러 사례가 나오고 있는 추세다. 

 

이 이슈 때문에 며칠 째 사람들의 공분이 하늘을 찌르는 듯 하다.  쌍둥이 자매의 팀인 흥국 생명에서는 결국 무기한 출전 정지라는 징계를 내렸다. 

 

팀 체육관, 웹 사이트 등 본 팀의 간판스타였던 그 둘의 흔적을 지우기 바쁘고 대한배구협회에서도 실력있는 쌍둥이의 국가대표 선출 자격 및 향후 지도자 자격까지 무기한 박탈한다는 발표를 했다. 

 

여러 미디어들도 쌍둥이 자매가 출연했던 쇼들을 모두 흔적없이 지우고, 편집하고, 다시 보기 옵션을 모두 내렸다. 

 

이것도 모자라 심지어 쌍둥이들의 선수 자격을 무기한 박탈에서 영구 박탈로 전환해 재기의 싹을 뽑아버리는 더 큰 벌을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에서 나오고 있다.  

 

이렇게 많은 국민과 미디어의 관심이 과거와 현재의 쌍둥이 자매에 대한 괘씸함과 그에 합당하는 징계의 수위를 토론하는 것에 초점에 맞춰져 있다.

 

그러나, 우리가 어찌해 이렇게 학폭이 난무한 어린이 청소년 사회를 만들게 되었는지, 더 나아가 강자가 약자를 괴롭히는 사회를 만들게 되었는지 돌아보고 개선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의견은 나오지 않고 있다. 

 

이번 쌍둥이 사태의 예는 곳곳에 만연한 학폭 현실의 빙산의 일각일 뿐인데  말이다. 

 

쌍둥이들에게 어떤 수위의 벌을 내려야 한다는 기사와 댓글들을 보며 너무 안타깝다. 그 이유는, 사회의 본질적인 문제점을 직시하고 고치려고 하지 않는 이상 똑 같은 사건 사태가 재발 할 것이라는 장담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 

 

우리는 발전없는 사회에서 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같은 종류의 사건이 터지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 사건이 일어나면 여론은 당사자를 비난하고 탓하다가 사회적 매장을 시켜버린다.

 

연예 및 정치계 등에서도 이런 사태가 일어나는 것을 너무 흔히 목격해오지 않았던가?   

 

한국 사회가 이미 비슷한 모습을 한 부정적 이슈의 쳇바퀴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큰 이유 중 하나는 바로 문제에 대한 파악과 해결방법이 비본질적이고 건설적이지 못한 것에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여태 직접 경험하고 관찰한 한국 사회는 종종 문제와 원인을 파악함에 있어 누가?, 어떻게?  라는 것에 치우치는 경향을 보여왔다. 

 

문제의 종결은 대략 특정 인물의 자발적 또는 비자발적 사임 또는 사퇴, 사회적 매장, 심하게 나아가서는 자살의 형태로 이루어진다.

 

문제가 해결이 되어서 종결이 되는 경우는 공인의 사회에서나 일반인의 사회에서나 드물다.  

 

한국사회에서 문제의 ‘해결’은 주로 감정의 이해, 그것이 불가능 하다면 가해자에 대한 불이익의 형태로 일어난다.

 

가족, 친구, 동료 등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마찰은 서로 소통하지 못했던 감정을 이해하고 오해를 푸는 것에서 그치는 경우가 많다.

 

‘앞으로 오해와 상처를 어떻게  방지할 것인가’의 해답을 찾지 못한 상태에서는 똑같은 문제가 발생한다. 

 

정치판은 또 어떤가,  많은 정치인들은 다른 정치인을 헐뜯고 깎아내림으로써 자신이 올라간다고 생각하는 것이 분명해 보인다.

 

나라를 어떻게 바로 세우고 국민을 이끌어 나갈 것인가 하는 문제 앞에서 함께 머리를 맞대고 가슴을 열어 진심으로 의논하고 토론하는 모습을 본적이 있었던가? 

 

문제만 파고들고 문제를 일으킨 장본인을 찾고 그 장본인을 벌하는 방법과 수위에 대부분의 관심이 쏠려있는 사회는 발전 할 가능성이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현재의 희망 없는 사회를 고쳐 나아갈 수 있을 것 인가?  

 

발전하는 사회, 선진적인 사회의 모습을 먼저 알아 볼 필요가 있다. 발전하는 사회와 구성원들은 어떤 문제의 원인 파악과 해결에 객관적이고 본질적으로  접근한다. 

 

‘문제’라는 것은 흠도 아니고, 잘못도 아니다. 그저 해결하고 재발을 방지해야 할 대상일 뿐이다. 이런 사회의 구성원들은 ‘문제’는 감출 대상이 아니라고 인지하게 된다. 

 

그래서 본인의 실수로 인한 문제가 일어났을 때 이를 투명하게 공개한다.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 있어서는 “어떻게?”라는 것에 포커스를 두고 모두가 함께 참여한다. 

 

제안 된 해결 방안이 “왜 좋은 해결 방안이 아닌지”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더 좋은 해결 방안으로 만들 것인지”에 대해 건설적인 대화를 한다. 

 

문제의 원인을 제공한 사람을 특정해 내고 문제가 일어난 경위를 알아내는 것을 문제 ‘파악’으로 인지하고,  문제가 있으면 어떻게 해서든 드러내지 않으려는 불투명한 한국 사회의 모습과는 많이 다른 모습이다.  

 

한국 사회도 이미 기술적으로는 세계에서 손꼽히는 선진국이 되었으니 의식도 따라가야 한다. 그렇다면 발전하는 사회로 거듭나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시작은 정말 어렵겠지만, 문제 일으킨 자를 쳐다보는 것에서 한발 뒤로 물러나 문제 전체를 바라보아야 한다. 

 

또 문제를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을 연습해야 하고,  그 문제를 발판 삼아 어떻게 더 발전 할지에 대한 생각을 중심으로 두어야 한다.

 

“왜 안되는지”가 아닌 “어떻게 되게 만들 것인지”에 대해 본인 스스로, 그리고 모두가 함께 고민하고 실천해야 한다.  

 

현재 한국 사회에서 사람에 대한 이해와 관용, 발전을 막는 큰 걸림돌 중 하나는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는 의식을 통해 한 사람 인생 전체를 통틀어 판단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라는 말은 ‘사람’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문장이 맞음과 틀림이 나뉠 것이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이러한 의식으로 한 사람의 발전 가능성을 부정적으로 판단하는 것은 이러나 저러나 부적합한 일이라는 것이다.

 

사람은 본인이 가진 변하지 않는 특성으로 자기 스스로와 자신이 속한 사회와 관계를 맺으며 개인의 역할을 하게 된다. 

 

인생을 살면서 시간에 따라 그 관계는 변하게 되는데, 때마다 성립 된 관계 속에서 겪는 여러 경험과 배움을 통해 자신이 있는 단계에서 꾸준히 본인만의 성장을 이루어 낼 수 있다. 그리고 그 성장은 사람이 살아있는 동안 계속 일어 날 수 있다.  

 

발전과 성장을 해 온 개인, 단체, 사회들은 본인의 올챙이 시절과 성장 과정을 기억하기 때문에 누군가의 한 순간, 한 때의 모습으로 그 사람의 인생 전체를 판단하지 않는다. 

 

그들은 또한 한 사람이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믿고 기회와 시간을 부여하고, 그 사람의 성장의 길에서 가이드 역할을 해준다.

 

문제가 있는 모습을 보였거나 보인다고 해서 미래에 발전 할 수 있는 통로를 차단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문제를 극복하고 더 발전된 사람으로 거듭나게 도와주려고 한다. 

 

그리고 이것은 모든 사회구성원에게 좋은 일이다.  과오가 있는 자들의 미래를 막는 것이 아니라, 그들에게 새로 거듭날 기회를 주어야 한다. 

 

가해자들에 대한 복수와 벌은 피해자들에게도 진정한 치유가 될 수 없다. 상처를 받은 자들에 대한 치유는 그들의 경험과 마음에 대한 진정한 이해와 위로의 형태로 이루어져야 한다. 

 

이것이 양쪽을 모두 돕는 길이고 우리는 스스로를  위해  이런 사회의 모습을 추구 해야만 한다. 

 

우리가 앞으로 만들어 나아가야 할 사회는 바로, 모든 사람이 각자의 자리에서 남과 비교하거나 비교당하지 않고 본인이 이루어 낼 수 있는 발전을 이루어내는 것을 응원하는 사회, 다름과 다양성을 인정하고 각각 사회 구성원의  변하지 않는 특징과 성격을 사회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게 하여 시너지를 이끌어내는 사회,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 대신 “사람은 발전할 수 있다”라는 인식이 널리 퍼진 사회, 모든 구성원이 공존하며 서로의 발전을 돕는 사회이다. 

 

모두가 이런 사회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을 시작할 때 비로소 우리 사회는 더욱 투명해질 것이고 학교 폭력, 사회적 차별 등 그동안 사회에 끊임없이 나오던 이슈들이 징계, 사임, 자살 등이 아닌 진정한  ‘해결’을 통해 종결 되기 시작 할 것이다. 

 

양극화와 분열이 팽배해진 현재 한국 사회의 모습을 보면 아직 갈 길이 너무 멀다는 사실이 무겁게 마음을 짓 누른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의 갈 길을 가야만 한다. 

 

어두운 통로같이 보이는 이 성장 과정을 거치기 위해 띄는 한걸음 한걸음에 의미를 두고서 말이다.  

 

멀리도 말고 고작 지난 약 20년 동안만 되돌아보자. 1998년 IMF 경제 위기 극복, 2002 년 한일 월드컵 성공 및 응원 신화, 2007년 태안 기름유출 사건 후 대국민봉사활동을 통해 이루어낸 환경 재해 극복, 세계 역사상 최대 규모 평화 촛불 집회 등, 전 세계 어느 나라 사람들도 보여주기 힘든 결속력을 몇 번이나 증명한 사실을 생각해 본다면 해낼 수 있는 우리의 가능성은 무한하다.   

 

국민 개개인에게 우린 해낼 수 있다는 희망의 응원과 메시지를 던지고 싶다. 전 세계 어디를 돌아 다녀봐도 한국인처럼 열심히, 많이 일하고 계속 발전하려는 열정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보기 힘들었다. 

 

지금 한국인에게 필요한 것은 더 큰 꿈, 간절함, 노력, 의지, 열정이 아니다. 한국인들은 이것들을 이미 차고 넘치게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믿을 수 없겠지만 정말이다. 

 

다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이것들을 제대로 된 방향으로, 효율적이게 사용하여 모두가 각자의 인생을 의미 있게 사는 방법을 찾는 것, 본인 스스로와 주변 사람들을 향한 이해와 사랑을 키우는 것, 그리고 모두의 발전을 위해 서로 돕는 것이다.  

 

한국인의 엄청난 응집력과 결속력, 냄비 근성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어 내 발전하는 사회를 함께 만들어 나갈 좋은 리더가 그 어느 때 보다 필요한  때이다. 

 

그런 리더가 꼭 나오길, 나라 걱정하는 온 마음으로 기도해 본다. 

 

한겨레  프로필  

 

-1988년 생

-20대 자유로운 영혼이야기 저자 (2010년 독서시대) 

-캐나다 토론토대 물리학과 졸업 

-캐나다 맥길대 지구과학과 박사과정 

 

여행  

• 러시아 시베리아 횡단 열차 여행, 

• 네팔 히말라야 트레킹 6회 – 에베레스트 지역 (3회, 2009, 2010, 2011년), 안나푸르나 지역 (2회, 2008, 2009 년), 랑탕 지역 (1회, 2009년) 

• 2010년 YGK 국토대장정 – 해남-임진각 루트, 통역스태프, 최우수 스태프 상 수여 받음 

• 2011 오지탐사대 팀원, 대한 산악 연맹 – 코오롱 스포츠 주최 및 후원, 키르키즈스탄 팀. 

• 그 외 탄자니아, 케냐, 노르웨이, 인도네시아, 인도, 네팔, 멕시코, 유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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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1/02/24  최종편집: ⓒ 데일리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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